EP4: 재도전
“강하나 씨 많이 힘들었죠? 수술이 4시간 넘게 걸렸는데 참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얼굴에 붕대를 묶었는데 일주일 동안 차야 돼요. 절대로 풀지 말고 얼굴에 거친 느낌이 들면 물티슈로 닦아주세요. 그리고 원하는 대로 지방 흡입술을 했으니까 당분간 당 높은 음식을 피하시고, 채소, 과일 같은 단당류 음식을 섭취주세요. 물론 야식도 피하는게 좋을 거예요. 그럼 1주일 뒤에 다시 봐요!”
집으로 걸어가면서 마취가 슬슬 풀리기 시작했다. 수술이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따끔할 정도로 아팠는데 집에 도착하자 마자 미친 듯이 아팠다. 마치 아주 뾰족한 바늘이 내 얼굴을 찌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러 부위에 수술을 해서 이 정도 고통은 예상했다. 턱, 쌍꺼풀, 코, 가슴, 양악, 이마, 등등 거의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버렸다. 내가 여러 부위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의사의 권고로 수술을 그렇게 했다. 예뻐지고 싶다고 말 했을때 의사 선생님은 확신을 줄 표정으로 나를 보고 미인으로 만들어 준다고 했다. 수술 결과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일주일 뒤에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서 붕대를 풀었다. 나는 내 얼굴을 거울 보기 전에 손등을 보았다. 유심히 보니까 손가락이 되게 가늘고 길었다. 계속 밑으로 보니까 뱃살은 하나도 안 보였다. 원래는 뱃살이 나오면서 하체를 가려야 하는데, 그게 없어지고 날씬한 배가 생겼다.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나는 거울에 다가가 내 모습을 봤다.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손가락으로 볼을 꼬집자마자 현실로 돌아와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맞는 거라고 확실 했다.
다음 날 정민이한테 전화했다.
“정민아… 한 가지 당부할 일이 있는데…”
정민이는 눈치가 빨라서 그런지 내가 원하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오디션 날짜랑 장소를 잡아줬다. 우연히 내가 저번에 떨어졌던 JPY 대형 기획사였다.
오디션 날에 나는 저 번 처럼 오디션 장소에 도착했고 절차에 따라 오디션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유심히 보니까 저번에 나를 심사했던 분들이였다. 나는 가명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뉴욕에 살았던 교포 출신 제니라고 합니다. 말이 조금 서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제니 씨는 상당히 예쁘시네요. 주변에 그런 소리 많이 듣죠?”
예쁘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봐서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안 하고 수줍게 웃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네요. 교포시면 해외에 오래 살았겠네요?”
“네, 거의 10년 넘게 살았어요..”
내 목소리가 들킬까 봐 대답을 짧게 했는데 다행히 아무도 눈치를 못 챘다. 이런 사적인 질문들을 한참 동안 하고 내가 대답을 연속으로 해도 아무도 내가 강하나인지 몰랐다.
노래를 시켜서 나는 자신감 갖고 불렀다.